인생사/일상 공유 / / 2024. 12. 25. 04:55

24년 12월 러시아 이르쿠츠크 입국에 대하여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과 최근에 러시아에 대한 정보가 없어 직접 경험한 내용을 토대로 써본다,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지도...

 

필자는 2024년 12월 20일부터 1월 1일까지 몽골과 러시아 이르쿠츠크 여행을 계획했다.

사실 출국전 처음 난관에 부딪힌건 몽골이 24년 12월 31일까지 임시 무비자 협정기간이라는 것이다. 22년부터 시행하여 올해 끝나는데, 내가 예약한 티켓은 12월 20일부터 25년 1월 1일 귀국이라 혹시 협정기간 내 귀국하지 않으면 비자가 필요하지 않을까 안절부절 했다.

몽골 대사관에 연락을 했지만, 씨벌롬들 전화를 너무안받는다, 여차저차 연결이되었는데 지들도 잘 모르겠으니 몽골 현지 사람을 알고있다면, 몽골 출입국사무소에 연락해보라고 한다 (개미친)

 

그와중에 KHP 이니셜을 가진 친구가 입국은 협정기간 이내니까 괜찮지 않냐라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그렇네 씨팔!

 

앞서 한 걱정이 쓸데없는 걱정이였던 것이, 입국 기간만 지키면 되는것같다.. 몽골 입국이 개빡세다고 인터넷에서 하두 떨들어대서 멍청하게 몽골 온라인 비자도 신청해보고 이메일도 보내고 별 난리를 다치고는 몽골 입국이 불가능 할까봐 러시아 비행기는 둘째치고 숙소도 모두 예약을 못한 상태로 입국부터 시도했더니, 프리패스였다.

 

아무튼 내용의 요지는 내가 몽골 징기즈칸 국제공항에서 12월 23일 새벽 iraero를 통해 러시아 이르쿠츠크로 향할때 일이다.

몽골에서 러시아 이르쿠츠크까지는 약 1시간을 비행하는데, 더럽게 비싸다, 12월 23일 2시에 몽골에서 출국해서 이르쿠츠크에 6일간 머물고 30일 새벽 12시 5분비행기를 타고 몽골로 리턴하는 거였는데 원래 알아본 가격이 30만원 언저리였는데, 온라인 결제가 계속 안돼 친구가 21일 예약을 진행해줘서. 3만 6천루블정도 냈다(약 53만원) 망할거 아시아나 몽골 리턴 비행기값이 40만원 언저리였는데..

기차를 알아보자니 29일에 출발하는 기차편밖에 없었고, 한국에서 미리 카드결제를 하려고했으나 iraero, 9nights 모두 비자,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온라인 결제가 되지않아 이르쿠츠크에 살고있는 친구한테 부탁해서 결제를 진행했다 (luv u zoya)

 

결제도 됐겠다, 예약도 됐겠다, 러시아 입국은 무비자 90일이겠다 싶어서 한국에서 출국할 당시 몽골입국만 걱정했는데..

 

망할 러시아로 막상 입국을 하니 입국심사에서 걸러진것이 아닌가?

 

출국장에서 비행기 탄것까지야 몽골에서 나갈놈이니 보내준거라 치는데 러시아 입국에서 걸릴줄이야..

뭘로인해 거른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입국 심사관이 와서 뭐할꺼냐고 묻더라.. 그래 뭐 전쟁중인 나라기도 하고 물어볼게 이것저것 많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친구만나러 왔다고 했다 (실제로 입국심사에서 사실을 말하지 않고 거짓말하다가 입국이 취소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거짓말은 절대절대절대 하지말고 뭐할건지 최대한 자세히 말해주자, 예약한 호텔의 확인증이나 관광 예약 확인증이 있으면 더 좋다)

 

필자는 애초에 러시아를 처음 입국하는 것 이기도 하고, 실제로 친구를 만나기 위해 온것인데다 친구가 입국장에서 기다리고 있어 거리낌없이 말했지만 군인(?)같아 보이는 공항 보안원이 부르더니 사무실에서 독대를 하면서 이것저것 질문하였다.

 

휴대폰을 달라기에 개인정보가 걱정됐지만, 마침 핸드폰 용량이 거의 다 돼서 이전 사진은 정리하였고, 앱들도 정리해서 꽤나 깔끔한 상태였으니 그냥 줬다.

 

핸드폰을 보면서 하는 질문은 아래와 같았다.

 

Q1. 너 뭐하려고 왔냐?

 - 친구만나러 왔다.

Q2. 친구 이름이 뭐냐 ?

- Zoya 라고 한다

Q3. 친구의 풀네임이 뭐냐 ?

- 그건 모르는데?

Q4. 왜 모르냐 ?

 - 그 친구도 나를 '훈'이라고 부른다. 아는것은 내 이름뿐 성은 기억을 못할때가 많다

Q5. 그친구 휴대폰 번호 알고있냐 ?

 - 나 러시아 입국 처음이다, 친구랑 텔레그램이나 vk로 대화하기 때문에 모른다

Q6. 그 친구 집주소는 알고있냐 ?

 - 내가 러시아에 살지도 않는데 주소를 알아서 뭐하겠냐, 모른다. 내 친구에 대해 알고싶다면 내 핸드폰의 텔레그램에서 친구와 대화해보라 하지만 무례한 질문은 자제해 달라

Q7. (핸드폰을 건내주며) 네 친구한테 여권좀 보내달라고 해라

 - (대화해보니 여권은 없고 운전면허증은 있다고함) 친구가 공항에 있어 여권은 당장에 없고 운전면허증은 있다고 한다, 그것도 괜찮으냐 ?

 - 괜찮다.

 - (친구가 사진찍어서 보내줘서 보여줌)

Q8. (핸드폰을 다시 달라고해서 줌) 너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냐 ?

 - 관심없다, 실제로 그 전쟁에 내가 왈가왈부 할수가 없다. (최대한 관심없는 표정을 지었다, 속으로는 무진장 떨었다)

Q9. 지금부터 핸드폰을 좀 볼거다.

 - 니 맘대로 해라 (up to you if you want to do)

 - up to you가 뭐냐?

 - (나도 영어 잘 못하는데 이새끼도 못하는구나) do it, what you want

Q10. (숨김 사진 및 삭제 사진을 보기위해 잠금을 풀어달라고 요청함) 여기 러시아 국기가 있는데 잘라서 저장되어있다 이것은 무엇이냐?

 - 인스타그램에 6분할로 나누어 프로필을 꾸미려고했던 사진들이다, 인터넷에 좋은 퀄리티의 이르쿠츠크 사진이 없었기 때문에 쓰지못해 저장하였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 업로드는 못했고, 업로드 했어도 러시아 인터넷에서 META 서비스를 차단했기 때문에 퍼즐맞추듯이 알려줌, 진짜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었다)

Q11. (페이스북 대화기록을 보더니) John may라는 인물 페이스북 사진에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국기가 보인다, 이새끼는 누구냐?

 - 아일랜드 사람이다, 한국에 7년 거주중이고 대구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그와 오랜기간동안 대화를 하지 않았는데, 최근에 대화한 내용은 한국의 계엄에 대해 이야기했던 내용이다. 참고로 그가 키우는 강아지 이름은 김치다.

Q12. 출국 티켓을 보여줘라

 - 아이패드에 PDF로 저장되어있다, 아이패드를 가방에서 꺼내도 되겠냐?

 - 꺼내봐라

 - 보여줌

Q13. 네 지갑좀 보여줘라

 - 지갑은 따로 없고, 여권 케이스에 카드와 몽골과 싱가포르 현금과 함께 여권이 있다. 이것도 괜찮느냐 ?

 - 그렇다, 현금은 빼고 주면된다

 - 알겠다, (현금은 뺌 약 13만 투그릭, 30싱달러)

 - (한국 신분증을 보며) 이거 너냐?

 - 그렇다

 - 왜 얼굴이 다르냐 ?

 - 10년전에 만든 신분증이다, 10년이나 지났는데 그 얼굴이면 기네스에 도전했다. (빠개면서 말했는데 순간 뜨끔함)

Q14. 여권사진과 네 모습이 다르다

 - 여권은 19년에만들었다, 30살을 넘겼더니 급속하게 늙은것같다 (뜨끔한 와중에 븅신같이 또 이지랄함; 이 글을 읽는 사람은 이렇게 하지말고 사실대로 말하도록 하자)

Q15. 네 여권에 폴란드를 사증 도장이 찍혀있다, 언제 다녀왔냐?

 - 우러 전쟁이 일어나기 전인 19년 4월이다. 여권을 만든이유는 거기를 가기 위해 만들었다.

Q16. 스페인이나 이탈리아를 다녀오진 않았냐?

 - 간적 없다, 더럽게 비싸서 못간다.

Q17. 알겠다, 잠시 기다려라. 핸드폰을 계속 보도록 하겠다

 - 맘대로 해라 (go ahead)

 

이것저것 물어보고 핸드폰을 들여다보는걸 곁눈질 하면서 봤는데, 지도 피곤한지 반쯤 눈을 감으면서 이것저것 보더라, 40분쯤 지났을 때 자고있는 나를 깨우면서 핸드폰을 돌려주었다.

 

진심으로 새벽 3시에 도착해서 4시 30분쯤 끝났는데, 육성으로 '아오 쉬팔 존나졸리네' 라고 했다, 그러면 뭐 어떤가 한국어를 알아듣는것도 아니고 차라리 알아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핸드폰을 돌려주며 인솔받아 취조실 같은 곳에서 나왔고, 입국심사장에서 잠깐 기다렸는데. 다른 공항 보안원이 무슨 종이를 주면서 여권과 함께 다시 입국 심사를 진행시켰다. (진심 아재인데 서구적인 외형에 콧수염이 노랑이랑 검정으로 투톤이였다. 신기해서 계속 봤는데 지도 민망한지 아이컨텍 한번 하더니 눈돌려서 계속 인솔해주었다.)

 

입국 심사관은 안경을 벗으라 하였고, 안경을 벗고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보안원이 가져온 종이에 서명하라고 하여 서명을 진행하였고, 단말기에 여권사진을 찍더니 입국하러 들어가라고 하더라.

 

실제로 그 종이는 친구에게 물어보니 임시 체류증이였고, 무비자 입국이 아닌 임시 체류 비자를 받은것. 24년 12월 23일 입국 24년 12월 30일 출국이 적혀있는 임시 체류증을 받았다.

 

러시아가 무비자 90일이라더니, 시시각각으로 정책에 변동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19년에 폴란드를 다녀와서 그런것인지 모르겠지만 폴란드, 몽골,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서 프리패스였던 한국 여권이 얼마나 강했는지 체감이 되었다.

 

실제로 한국에 입국한 외국인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입국심사는 보통 30분에서 1시간가량 한다고 한다.. (필자는 전혀몰랐다...)

 

아무튼 25일 크리스마스인 지금, 이르쿠츠크를 즐기고있다.  (러시아는 크리스마스 문화가 없다, 크리스마스 이브나 당일에는 보통 꾸미고 연인끼리 데이트를 하지 국가적으로나 종교적으로 기념하진 않는데 *친구말로는 카톨릭 종교가 러시아에는 거의 없다시피 하다)

 

구지구태어 입국한 이유는 친구에게 24년 12월말에 꼭 가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몽골 비자문제나 러시아 입국문제 보다 나에게는 약속이 더 중요했기 때문에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막상가서 입국심사관한테 빌어보기라도 하자는 생각으로 강행하였는데, 보통의 경우라면 러시아 입국은 둘째치고 입국하자마자 발품팔면서 개고생을 해야하니 러시아 현지친구가 없다면 당분간 러시아 여행은 패키지를 통해서 하거나 자유여행은 자제 바란다.

 

필자는 친구를 안본지 5년이 넘었기 때문에 한국에서 직항도 없고, 트립닷컵이나 북킹닷컴, 스카이스캐너 등 러시아 서비스가 철수된 상황에서도 러시아로 향한 것이였고, 친구가 예약을 모두 진행해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이다. (한국에서 루블을 송금해준 고려인 재외동포 알렉산더에게 또한 감사하다)

 

입국 심사때 과장하거나 없는 내용을 거짓으로 말하면 입국 거부라는 거지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니 꼭 사실만 이야기하자. 앞서 말했듯 확인 서류들을 프린트해서 가방에 가지고가면 효과는 훨씬 좋다. (필자는 원체 아이패드나 핸드폰에 PDF 파일과 직접 프린트하여 가방에 쳐박아넣고 모든 리셉션 정보와 플랫폼은 통한 예약도 호텔에 직접 연락하여 확인증을 받아 출국하는 강박이 있다.)

 

추가로 와그를 통해 러시아 esim을 신청했는데 안된다. 씨부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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